왜 실패하는가?-노동이 아닌 공부를 해라
- 수빈 은
- 4월 20일
- 3분 분량

무엇이 노동이고 무엇이 공부인가?
내가 만났던 학생들 중 가장 안타까운 학생들은 정말 열심히 공부를 하는데 성적이 그대로이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떨어지는 경우이다. 더 걱정되는 것은 그 학생들이 그것을 재능이나 지능의 부족으로 치부하고 무기력함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나는 적어도 수능 시험의 범위 안에서는 재능의 부족 때문에 100점을 맞지 못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실력에 이르는 시간이나 과정은 다를 수 있다. 이 세상에는 정말 똑똑하고 특출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부정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다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한해서는, 100점을 맞기 위해서 특별한 능력이나 재능은 필요 없다는 것이다.
수능은 모의고사를 포함해서 이때까지 출제되었던 모든 기출 문제를 공개한다. 그리고 이제 너무 많은 기출이 쌓인 나머지, 새로 출제되는 문제들과 똑같은 사고과정을 요구하는 기출 문제가 무조건 존재한다. 즉 시험장에서 처음 보는 문제들도 모두 기출에서 사용된 아이디어와 사고과정을 조금씩 변형해서 출제되는 것이다. 만약 새로 출제된 평가원 문제가 익숙하지 않은 사고과정을 요구하는 것 같다면 기출 공부가 아직 덜 된 것이다.
결국 수능은 이미 기출에서 요구한 사고과정을 ‘누가 시간 안에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냐’의 싸움이다. 희대의 난제를 해결하거나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는 시험이 아니라는 것이다. 기출에서 사용된 사고과정을 정확하게 습득하고, 반복해서 새로운 문제에 적용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수능 공부의 본질이다. 정말 반복과 연습의 영역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 왜 재능의 영역도 아닌데, 노력과 시간을 쏟았는데도 실력이 늘지 않는 학생들이 존재하는 것일까? 역시 수능은 재능의 영역인 것일까? 아니면 노력이 부족한 것일까?
나는 그 학생들은 노력을 잘못된 방향으로 쏟고 있다고 생각한다. 좀 더 강하게 말하자면, 실력을 높이는 ‘공부’가 아니라 힘과 시간만 쓰는 ‘노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수능 공부는 잘못된 방향으로 노력을 쏟고 있어도 인지를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대부분 단순히 반복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암기 공부는 반복해서 보고 있으면 머리에 외워지고 운동은 반복해서 수행하기만 하면 적어도 근육은 남는다. 하지만 수능 공부는 단순히 반복해서 문제를 푼다고 해서 실력이 늘지 않는다.
노력은 많이 하지만 성적이 제자리인 학생들과 공부를 해보면 대부분 비슷한 특징을 보인다. 예를 들어서 수학 문제를 풀 때, 문제를 풀고, 채점을 하고, 틀린 문제의 해설을 본다. 그리고 해설을 잘 이해한 후 다음 문제를 풀러 넘어간다. 그나마 좀 더 나은 학생은 해설을 덮고 문제를 다시 풀어본다. 그리고는 내일 이 과정을 또 반복한다. 혹시 어떤 과정들이 빠졌는지 눈치챘는가?
바로 ‘피드백’을 하는 과정’이 빠졌다. 이미 오답도 했고, 혼자서 다시 풀어 보기까지 했는데 피드백을 하는 과정이 왜 빠진 거냐고? 위의 학생은 틀린 ‘문제’에 대한 오답을 한 것이지, 잘못된 ‘본인의 문제풀이 태도’에 대한 피드백을 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수능 시험장에 오답 노트나 이때까지 틀렸던 모든 문제를 들고 가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착각하지 마라. 우리는 오직 우리의 머리와 그 안에 들어있는 문제풀이 태도만 들고 시험을 친다. 그런데 왜 문제에 대한 오답만 하고 자신에 대한 피드백은 안하고 넘어가는가? 그러고 넘어간다면 그 특정 문제를 푸는 방법은 기억할지 몰라도 새로운 문제를 접하는 우리의 풀이 태도는 변한 것이 없다.
문제를 풀고, 채점을 하면서 자신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면 문제 오답과 동시에 ‘내가 이 문제를 처음부터 맞히기 위해서는 어떤 사고과정을 거쳤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왜 해설은 내가 처음에 푼 대로 풀지 않았는지, 그럼 내 접근법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어떤 사소한 조건에서 그 접근의 차이가 발생해 문제의 정오답까지 갈리게 된 건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단순히 ‘함수를 이렇게 변형하면 문제가 풀리네!’ ‘이 지문의 이 내용 때문에 이 선지가 틀린 내용이구나!’ 하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틀린 문제’가 아닌 ‘나’를 주어로 피드백을 하는 것이다.
[소개]
2022 대수능 전과목 백분위 만점
미적/언매/물1/생1
연세대학교(서울) 의학과
현역 정시 의대 일반전형 최초합
[기타이력]
2022 대수능 백분위 전국수석
진학사 최종접수 기준 상위 0.001%
8학군 자사고 정시전형 수석졸업
수만휘 멘토, 칼럼작성
(전)시대인재 강기원t 현장, 질답조교
(전)강민철T 연구원 & 질답조교
(전)배기범t 질답조교
(전)클러스터 물리 출제팀
(전)배기범 모의고사 검토원
